석방 후 18년 병마 시달리다 숨져
한국무용가 김연우씨 춤 형상화
내달 10일 ‘에피소드극’ 무대에
어두운 역사 돌아보는 계기로

5·18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최후의 시민군이었던 '들불열사' 고(故) 김영철 열사의 딸이 아버지와의 기억을 담은 뜻깊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열사의 딸인 김연우씨는 내달 10일 오후 7시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에서 '춤과 춤꾼의 에피소드극-별.빛 맞춤'을 무대에 올린다.
한국무용가로 활동 중인 김씨가 이번 공연을 기획한 것은 개인 발표회를 앞두고 가장 '나'다운 것을 떠올리면서 시작됐다. 김씨의 아버지인 김 열사의 이야기가 곧 자신의 이야기이고, 김 열사의 이야기가 오월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힘겨웠던 삶의 이력을 다시 정리하고 이를 춤과 극으로 형상화하는데 오랫동안 힘을 쏟았다.

고 김영철 열사는 1948년 순천에서 태어나 1978년 7월 들불야학 설립 기반을 닦았고, 야학 교장 겸 강학으로 활동했다. 그는 5·18 당시 최후의 시민군으로 5월27일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총상을 입고 쓰러졌다. 체포 후 계엄군사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극심한 옥고를 치렀으며, 1981년 석방됐지만 병이 악화되면서 18년간 병마에 시달리다 1998년 8월16일 사망했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김씨는 호남 지역을 무대로 다양한 공연 활동을 펼쳐왔다. 도청을 지키다 돌아가신 열사분들을 위한 공연 '오월의 붉은 기도' 등 을 공연하며 호평을 받았다. 현재는 공연단체 몸짓플러스 나비연의 단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씨가 직접 주최, 주관하고 몸짓플러스 나비연, 놀이패 신명과 협연하는 이번 공연은 '에피소드극'의 형식을 취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춤 발표 공연에서 장르를 확장해 김 열사와 딸 연우씨 부녀의 에피소드가 담긴 극을 삽입함으로써 몰입을 더한다.
어릴 적 김씨에게 다양한 노래와 율동을 알려줬던 아버지 김 열사에 대한 추억이 담긴 일화도 담겼다. 춤추기를 좋아했던 김씨를 보며 "우리 연우는 춤도 잘 추니까 나중에 커서 무용 선생님 되면 좋겠네"라며며 흐뭇한 미소를 짓던 김 열사의 모습 등이 재연돼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할 예정이다.

특히 공연에서는 죽은 자를 '별', 산 자를 '빛'으로 설정해 서로 마주 보고 춤을 통해 아픈 과거를 치유하며 미래로 나아가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버지와의 기억을 비롯해 무용가로서의 성장 과정을 '춤'이라는 장르의 예술로 승화해 볼거리를 더한다.
김씨는 "아버지를 소재로 무대를 준비하는 동안 가족들과 있었던 일들이 떠올라 마음이 울컥하기도 했다"면서 "관객분들이 오월의 영령들, 평화를 위해 피를 흘리고 희생하셨던 모든 분들의 역사가 끝난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마주하고 있음을 느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연 '춤과 춤꾼의 에피소드극-별.빛 맞춤'은 만 7세 이상부터 관람 가능하며, 티켓 가격은 전석 2만원이다. 공연 예매는 네이버 폼을 통해 신청할 수 있고 공연과 관련된 문의는 전화로 가능하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지역 예술계 새싹들이 빚어낸 감동의 하모니
광주·전남지역 문화계를 이끌어갈 샛별들의 등용문인 제27회 최고상 수상자 공연 무등음악회가 5일 광주 북구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이설아, 마정원, 박나율, 윤수아, 김하온이 수 많은 관람객 앞에서 무대 기량을 뽐내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초가을의 정취를 음악으로 물들인 청소년들의 열정적인 무대가 펼쳐졌다.제27회 무등음악회가 지난 5일 오후 6시30분 광주 북구문화센터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무등음악회는 한 해를 빛낸 무등예술제의 음악부문 최고상 수상자들이 실력을 발휘하는 꿈의 무대이다. 앞서 개최된 무등예술제는 21세기 문화·예술을 이끌어 갈 인재를 발굴하는 등용문으로서 청소년 문화·예술 축제의 좋은 본보기로 지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이번 무대에는 무등예술제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차세대 예술가들이 총출동했다. 24명의 재능 있는 예술계 새싹들은 이날 무대에서 나이를 잊게 하는 탁월한 기량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무대의 막을 올린 것은 무용 부문이었다. 태봉초등학교 2학년 임나윤양은 발레 '인형의 꿈'을 통해 가볍고 생기발랄한 몸짓으로 무대를 꾸몄다. 뒤이어 광주효덕초등학교 4학년 정하온양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전막 발레 중 하나인 '고집쟁이 딸'을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안무로 선보였다. 새별초등학교 1학년 이설아양 외 4명은 네오클래식 발레 'Stars and stripes'를 화려한 테크닉과 발랄함으로 소화해 객석 곳곳에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광주·전남지역 문화계를 이끌어갈 샛별들의 등용문인 제27회 최고상 수상자 공연 무등음악회가 5일 광주 북구문화센터에서 열렸다. 광주월광기독학교 국악 김이재가 수 많은 관람객 앞에서 무대 기량을 뽐내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국악 부문 최고상 수상자들의 무대는 전통 예술의 깊은 멋과 흥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광주송원초등학교 2학년 김하늬양은 판소리 수궁가 중 '고고천변'을 청아한 목소리와 함께 뛰어난 기량으로 풀어냈다. 광주월광기독학교 3학년 김이재양은 흥보가 중 '흥보 비는 대목'을 익살스러우면서도 비통한 감정을 담아 능숙하게 표현했다. 광주송원초등학교 5학년 하서율양은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를 통해 보은을 상징하는 제비의 여정을 흥겹게 노래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서 진도국악고등학교 2학년 고현선양은 신동류 거문고산조를 깊은 울림과 명인의 음악적 특징을 살려 연주하며 무대를 압도했다.건반 위를 수놓는 피아노 연주자들의 무대도 이어졌다. 문흥초등학교 2학년 한원우군은 쇼팽의 왈츠 Op. 64 No. 1을 빠르고 생기 있게 연주하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광주송원초등학교 3학년 김하진군은 베르코비치 토카타를 활기차게 연주했다. 제석초등학교 6학년 문축복군은 슈만의 초기 작품인 'Allegro op. 8'을 극적인 감정 변화와 고난도의 기교로 표현했다. 광주예술중학교 3학년 임지나양은 쇼팽 'Etude Op. 10 No. 7'의 화려한 기교를 선보이며 노련함을 뽐냈다.가장 어린 출연진들의 청아한 목소리도 돋보였다. 남악ECC영어유치부 정설아양은 동요 '배고픈 호랑이'를 익살스럽게 소화했으며, 광주교대부설초 1학년 임하윤양은 '별빛 이름'을 투명한 목소리로 노래해 관객들을 동심으로 초대했다. 대자초등학교 4학년 이유주양은 '엄마의 자리'를 불러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광주·전남지역 문화계를 이끌어갈 샛별들의 등용문인 제27회 최고상 수상자 공연 무등음악회가 5일 광주 북구문화센터에서 열렸다. 광주예술중 관현악 김시유가 수 많은 관람객 앞에서 무대 기량을 뽐내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관현악 부문에서는 웅장하고 깊이 있는 연주가 펼쳐졌다. 광주예술중학교 1학년 조유빈양은 아르투니안 트럼펫 협주곡을 비르투오소적인 기교로 선보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불로초등학교 1학년 문도율군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1악장을 빠르고 경쾌하게 풀어냈으며, 수완초등학교 4학년 임찬영군은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 1악장을 다채로운 색채를 입혀 화려하게 연주했다. 이어 살레시오초등학교 3학년 김가온양은 골터만 첼로 협주곡 5번을 섬세하면서도 힘찬 선율로 연주해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불로초등학교 6학년 정은조양은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을, 광주예술중학교 2학년 김시유양은 비에니아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2번 3악장을 격정적인 템포로 소화하며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김종석 무등일보 대표이사는 "오늘 이 무대가 우리 청소년 예술가들에게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끊임없는 노력으로 기량을 갈고닦아 2026년 제28회 무등예술제에서도 이처럼 열정적인 무대를 펼쳐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 경계 허물고 예술로 세상과 만난다
- · 걸어가는 것들, 움직이는 것들
- · 지역 출신 신진작가, 아트광주서 성공적 데뷔
- · 수하갤러리 아트광주25 첫 참가 성료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