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토로 아트 페스티벌
기록으로 남기는 도록 제작
불가리아 예술공간 교류 통한
국제 레지던시 확장도 계획
지역성 등 담은 전시도 예정

"지난해 우토로아트페스티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주목받을 수 있었습니다. 민간 공간이지만 지역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도록 올해도 내실 있는 운영을 펼치겠습니다."

최근 만난 정현주 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 대표는 지난해를 돌아보며 이같이 올해 활동 계획을 밝혔다.
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는 양림동에 자리하며 광주를 기반으로 광주는 물론 서울, 해외 등지에서 전시를 가진 바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의 이상호·전정호를 위시로 한 광주의 민중미술을 알리는 전시, 강제이주의 역사와 재일한국인을 향한 차별의 시간을 담고 있는 일본 우토로에서 지역 예술인과 현지 예술인의 협력으로 펼친 우토로아트페스티벌,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바탕으로 광주의 기억을 담아낸 전시 '소리 없는 목소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국제 레지던시 가연지소를 통해 국제 예술가들에게 광주를 영감의 바탕으로 확장시키기도 했다.
올해는 교류를 통한 국제레지던시의 확장, 지난해 성황리에 마무리한 우토로 아트 페스티벌 결과물을 담은 도록 제작, 여성주의 목소리 등을 담아낸 전시 등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우토로 아트 페스티벌 도록은 지난해 우토로평화기념관과 교토코리아학컨소시엄, 도시샤코리아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주관해 일본 교토와 우토로마을에서 펼쳐진 해당 페스티벌의 결과물을 담는다. 현지에서 언론 등을 통해 우토로의 역사와 동시대 배외주의 문제를 예술로 사유하게 만든 행사라는 평을 얻은 페스티벌의 프로그램인 다양한 전시와 공연, 행사 등이 담긴다. 이를 통해 페스티벌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이 축제가 갖는 의미 등을 기록으로 남긴다.
국제레지던시는 불가리아 문화공간과의 교류를 통해 확장된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중심가에 위치한 복합예술공간 스페이스 L44와 협력해 이뤄지는 것으로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획자, 현대미술 작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스페이스 L44는 갤러리와 레지던시 공간, 카페와 작업장을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보안여관 정도의 규모와 장소적 위치를 갖는다. 참여 대상을 선정할 때는 젠더와 지역 주류화를 고려해 지역 예술가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현재 레지던시에 상주하고 있는,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미지 작가의 오픈스튜디오 형식의 보고회가 2월 말 예정돼 있으며 이후 슬로베니아 작가팀 프리모시 노박과 니카 오블락이 입주해 작업을 펼친다.
예정 전시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이곳에서 전시를 가졌던 박자현 작가의 개인전이 정 대표의 기획으로 서울 연남동의 스페이스458에서 5월 열릴 예정이다. 또 조르주 디디-위베르만의 '히스테리의 발명' 발간을 기념해 전속작가인 기슬기와 함께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023년과 지난해 선보인 전시 '소리 없는 목소리'에서 80년 5월 이름 없이 세상을 뜬 이들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인 김홍빈 작가의 해당 작품을 확장한 개인전 '소년이 온다'가 4~5월에 펼쳐지고, 우토로 아트 페스티벌로 인연을 맺은 오키나와 출신의 테루야 유켄의 전시를 내년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교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밖에도 우토로 아트페스티벌에서 전체곡을 보여주지 못했던 작곡가 김학권의 '윤동주 시에 의한 6개의 연작가곡' 초연 무대를 2월 윤동주가 다녔던 도시샤대 간바이칸 하디홀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열심히 움직인 만큼 올해 또한 다양한 교류와 학술연구, 기획을 통해 지역성, 젠더 등에 주목해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려 한다"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는 2021년 양림동에 문을 열었으며 기획과 전시, 레지던시, 출판 등을 펼치는 비영리 예술·문화 공간이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광주시립발레단과 함께한 시간은 인생의 행운"
박경숙 제7대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
박경숙 제7대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
광주시립무용단의 제2대(1996~2002) 단장을 거쳐 제7대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으로 돌아와 지난 4년간 발레단을 이끌어온 박경숙 예술감독이 오는 16일 임기를 마친다. 2022년 취임 이후 연임하며 광주시립발레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컨템퍼러리 발레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그를 만나 소회를 들었다.-임기를 마무리하는 심정은 어떤가.▲한마디로 '시원섭섭'하다.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나를 믿고 쉼 없이 달려와 준 단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2022년 1월부터 지금까지, 2년의 임기를 한 번 연임하며 보낸 시간은 내 인생에서도 무척이나 복된 시간이었다.-임기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성과를 꼽는다면.광주시립발레단 '디바인'▲광주시립발레단만의 '차별화된 레퍼토리 구축'이다. 같은 클래식 발레라도 광주시립발레단만의 독창적인 버전을 선보여 관람 욕구를 자극하려 노력했다. 특히 창작 컨템퍼러리 발레 '디바인(DIVINE)'은 큰 자부심이다. 2023년 초연 이후 제29회 한국발레협회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작품상 등을 석권했다. 클래식에 편중된 한국 발레 생태계에서 과감하게 컨템퍼러리 정기공연을 시도해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한국 발레계의 쾌거'라는 평을 받았다.-광주시립발레단만의 정체성은 어떻게 달라졌다고 판단하는가.▲서울 외 지역에서 운영하는 유일한 시립발레단이라는 메리트가 크다. 특히 우리 단원들은 '메소드 연기'에 탁월하다. 무용은 몸짓으로 모든 걸 전달해야 하기에 연기력을 강조했는데, 대한민국발레축제 초청 당시 서울 관객들이 배우 못지않은 표현력에 감탄할 정도였다. 클래식 무용수들이 단 몇 달 만에 컨템퍼러리 언어를 완벽히 소화해내는 열정 또한 우리만의 정체성이다.-1990년대 2대 단장 시절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광주시립발레단 기획공연 '단원 안무전'▲당시에는 안무, 지도, 기획, 홍보까지 혼자 도맡는 '카리스마형' 리더십이었다면, 지금은 행정적 분업이 잘 돼 있다. 다만 노동 환경의 변화로 리허설 시간이 부족해진 점은 예술감독으로서 안타깝다. 작품을 올릴 때 시간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앞으로의 과제일 것이다.-단원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전달하고자 했던 가치는.▲테크닉과 연기력이 결합될 때 비로소 예술성이 완성된다는 점이다. 또한 리허설의 질은 공연의 질과 비례한다고 믿는다. 리허설 때 동작만 흉내 내는 '마킹'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연습에서 흐지부지하면 반드시 무대에서 실수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매일 최선을 다해 임했다.-실력을 기준으로 한 캐스팅 원칙을 고수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광주시립발레단 '코펠리아'▲캐스팅은 무용수들에게 생명과 같은 아주 예민한 문제다. 발표 몇 달 전부터 신인 기용과 기존 무용수의 조화를 수없이 고민한다. 하지만 결국 발레는 눈으로 실력이 증명되는 예술이기에 실력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 다행히 단원들이 이를 믿고 잘 따라주었다.-관객층의 변화도 체감하는가.광주시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과거에는 무용수의 가족이나 전공생 중심이었으나, 지금은 '취발러(취미 발레인)'를 포함한 탄탄한 마니아층이 형성됐다. 최근 '호두까기 인형'은 2층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1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이제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끝내 완성하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 과제가 있다면.▲'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리고 싶었지만 높은 저작권료와 예산 문제, 무용수 부족 등으로 시도하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이다. 국립발레단 예산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예산만 보완된다면 광주시립발레단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제도적 환경에 대해 제언하고 싶은 점은.광주시립발레단 '해적'▲발레단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조례가 아쉽다. 20~30대가 전성기인 무용수의 특성을 반영한 처우 개선과 성과 중심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실현되길 바란다.-마지막으로 시민들과 단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광주시립발레단 '지젤'▲광주에 이런 발레단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자부심이다. 특히 '디바인'은 광주 오월의 정신을 가장 숭고하게 표현한 무형 유산으로 남길 바란다. 2대와 7대 단장으로서 광주시립발레단과 함께한 것은 내 인생의 큰 행운이었다. 앞으로는 광주시립발레단의 열렬한 팬이 되어 뒤에서 조용히 서포트하겠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 고려 청자 미감 정수 상형청자를 만나다
- · "지역 미술계에 작은 보탬되길"
- · 이리도 아름다웠나···! 한국 거장의 추상
- · 창극에 담아낸 명월 '황진이'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