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나혼산' 고령화

@이윤주 입력 2024.12.10. 17:36

2013년부터 방영되고 있는 TV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나혼산)는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때로는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일상을 함께 지켜보는 이 프로그램이 10년 넘게 장수해 온 비결은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담아내서다.

실제 우리나라 세 집 가운데 한 집이 '나혼산'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이 내놓은 '2024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작년 기준 1인가구는 782만9천가구로 집계돼 전체 가구의 35.5%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연령대별로는 70세 이상이 19.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29세 이하(18.6%), 60대(17.3%), 30대(17.3%) 순이었다. 우리나라 1인가구 10집 가운데 2집이 70세 이상 독거노인이라는 수치다.

고령화의 그늘이 1인가구에까지 짙게 드리운 것이다. 마치 2025년 초고령사회(65세 인구가 총인구의 20% 이상) 진입을 예고하는 듯하다. 1인가구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고령화와 청년층의 비혼이다. 평균수명이 높아지며 홀로 더 긴 시간을 보내야하는 노년층과 여러 사정으로 결혼 대신 독신을 택한 청년들이 늘어나면서다.

그동안 젊은층의 독립이나 자취로 대표됐던 1인가구가 노년층의 이혼·사별 등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이미 자녀들과 따로 사는 노인들이 많아지며 2022년까지는 29세 이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작년부터 70세 이상이 앞지르기 시작했다.

문제는 속도다. 올해 통계청이 내놓은 '장래가구추계 2022~2052년'서 1인가구는 갈수록 늘어 2037년 전체 가구의 4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2050년 1인가구 비중이 39.6%일 것이라는 2년 전 추계에 비해 '가구 다운사이징(축소)' 추세가 빨라졌다. 2052년에는 1인가구 중 80대 이상이 23.8%로 급증해 1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 전반 그리고 정부 정책의 기준점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1인가구에 대한 정책이 저소득 청년이나 독거노인을 위한 소득·일자리 지원 같은 단선적인 차원에 그쳐서는 안된다. 고령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의료·복지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나아가 '4인 가구 중심의 골격'에서 벗어나 '축소사회'를 대비해야 할 때다.

이윤주지역사회에디터 storyboar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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