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출근길...대설특보에 시민들 '진땀'

입력 2025.02.04. 19:03 강주비 기자
차 바퀴 헛돌고 골목은 빙판길
"버스도, 택시도 안 와" 발 동동
낙상·교통사고 등 안전사고 속출
항공편 대부분 결항·바닷길 통제
4일 오전 8시께 광주 남구 봉선동 한 도로가 폭설로 정체되고 있다. 강주비 기자

4일 오전 7시께 광주 광산구 무진대로. 전날 밤부터 내린 많은 눈으로 출근길 도로는 반쯤 녹은 눈과 얼어붙은 빙판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다. 대설특보가 내려진 광주는 밤사이 최대 12㎝가량의 눈이 쌓였고, 새벽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도로 곳곳이 얼어붙었다.

출근 차량들은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었다. 오르막길에서는 바퀴가 헛돌아 제자리를 맴도는 차들이 속출했다..

광산구에서 남구로 출근하는 강모(26)씨는 "오르막길에 엑셀을 밟아도 차가 움직이지 않아 당황했는데, 다행히 모래주머니를 가지고 있던 뒤 차주분이 바퀴 쪽에 모래를 뿌려줘 간신히 그곳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4일 오전 8시께 광주 남구 봉선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강주비 기자

버스 정류장엔 줄줄이 지연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남구 봉선동 한 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29) 씨는 "원래 배차 간격이 10분인데, 지금은 30분 넘게 기다려도 안 온다"며 "회사에 늦을까 봐 택시라도 타려고 했는데, 콜을 눌러도 잡히질 않는다. 연차라도 쓸 걸 그랬다"며 한숨을 쉬었다.

제설작업이 이뤄진 큰 도로와 달리 골목길은 얼음판이었다. 이에 주민들이 직접 나서 삽을 들고 눈을 치우기도 했다. 빗자루로 눈을 긁어내던 60대 최종철씨는 "제설차가 들어오질 못하니, 우리가 치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일 오전 8시께 광주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 단지 앞 골목에서 주민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강주비 기자

눈길로 인한 안전사고도 속출했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눈으로 인한 피해 신고가 총 17건(낙상 9건·안전조치 5건·교통사고 3건) 접수됐다. 전남에서도 차량 미끄러짐 등으로 인해 8건의 소방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도로와 하늘길, 바닷길도 끊겼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남 구례 노고단도로·무안 청수길 등 도로 6개소가 통제됐고, 국립공원 탐방로 출입도 제한됐다.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4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한 교차로에서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광주공항에서는 김포행 4편·제주행 24편 등 총 28편이 항공기가 결항됐다. 전남 해상 45개 항로 여객선 57척도 운항을 멈췄다.

광주·전남 지역은 당분간 많은 눈으로 인해 출근길 교통 대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30분 기준 광주와 전남 15개 시군에 발효된 대설주의보는 5일 새벽부터 시간당 3~5cm의 눈이 내리면서 확대·강화될 수 있겠다.

4~6일 예상적설량은 광주·전남서부 5~15cm, 전남동부 3~10cm이다. 많은 곳은 20cm 이상의 눈이 쌓이겠다. 아침기온은 -3도 이하, 낮 기온도 0도 안팎에 머물며 매우 춥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광주는 9일까지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보행자와 교통 안전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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