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5㎞→18㎞ GPS로 자동 제어
가상 지정주차제 병행해 질서 강화
세달 시범운영 후 효과 검증 시 확대

광주에서 처음으로 개인형 이동장치(PM) 속도제한구역을 운영, 보행자와 PM 이용자의 공존을 위한 실험이 시작됐다.
학원가와 상가가 밀집한 수완지구 일대에서 PM 최고속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사고를 사전에 줄이겠다는 취지다. 경찰은 이번 시범운영을 통해 체감 안전성과 거리 질서 개선, 사고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6일 오전 무등일보 취재진이 PM을 타고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일정 구간에 진입하자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평소라면 가볍게 가속이 붙던 구간이었지만, 일정 지점을 지나자 더 이상 속도가 올라가지 않았다. 엑셀 손잡이를 끝까지 눌러도 기계는 반응하지 않았고, 보행자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춰 주행하게 됐다.
이곳은 광주 최초의 PM 속도제한구역이다. 광산경찰서는 수완지구 학원가·상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개인형 이동장치(PM) 속도제한구역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속도제한구역은 1구간 수완현진에버빌 106동 앞에서 한양수자인 103동 앞까지 750m, 2구간 수완롯데마트에서 솔빛육교까지 660m다. 이 구간에서는 PM의 최고속도가 기존 시속 25㎞에서 18㎞로 자동 제한된다. 시범기간은 지난 1일부터 오는 3월31일까지 3개월간이다.

속도제한구역은 이용자가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지정 구간에 진입하면 PM 업체 시스템을 통해 GPS 기반으로 속도가 제어되는 방식이다. 경찰은 광산구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유 PM 업체 2곳과 협약을 맺고 이번 시범운영을 추진했다.
광산경찰서 관계자는 "수완지구는 광산구 내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고, 학원가가 밀집해 청소년 PM 이용이 잦은 곳이다. 최근 30대 여성을 중태에 빠뜨린 인천 연수구 학원가의 PM 관련 사고와 공간적 성격이 유사하다는 점도 시범운영 지역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속도제한과 함께 'PM 반납제한구역'도 오는 15일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일명 '가상 지정 주차제'로, 속도제한구역 내 15곳을 가상 주차 공간으로 설정해 해당 지점에 PM을 반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실제 주차장이 설치되는 것은 아니며, 면적 약 2.5㎡ 규모의 지정 공간 안에 주차한 뒤 반납해야 한다. 지정 구역 외 장소에서 반납을 시도할 경우 PM 앱 화면에 반납 금지 안내가 뜨고, 지정 장소로 이동하도록 유도된다. 이를 어길 경우 이용자에게 약 3천원의 위반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시민들은 PM 속도제한과 지정 주차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수완지구 학원 강사 김모(48)씨는 "학원 앞 인도가 좁은데도 PM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 아이들과 부딪힐 뻔한 상황을 여러 번 봤다"며 "속도가 조금만 줄어도 체감상 훨씬 안전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박모(36)씨는 "자녀와 외출할 때 PM이 아무 데나 세워져 있어 유모차를 끌고 돌아가야 할 때가 많았다"며 "지정된 곳에만 반납하도록 하면 보행 환경도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도 이뤄졌다. 광산경찰은 직접 현장을 돌며 수완지구 상가 상인과 주민, 보행자 등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약 12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86.8%가 PM 관리 강화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보행자 안전 위협과 무분별한 주·정차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PM 속도제한구역은 전국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PM 통행금지구역을 시범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속도를 낮추는 방식의 제한은 드물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대구시가 PM 최고속도를 시속 25㎞에서 20㎞로 하향 조정한 결과, 전년 대비 PM 관련 교통사고는 29%, 부상은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에서는 지난 2022~2024년 총 278건(사망 1명·부상 306명)의 PM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대구시의 사례처럼 이번 시범운영이 사고 예방과 거리 질서 개선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효과가 입증될 경우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김형진 광산경찰서 교통안전계장은 "속도제한과 가상 주차제를 통해 보행자와 PM 이용자가 보다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시범운영 종료 시점에 주민 설문조사와 체감 효과 분석을 거쳐, 향후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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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참사 3자 회동···유가족 "제도부터 바꿔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 사고 희생자에 대한 수습이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12월16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관기관이 시공과 감리, 설계 과정 등 증거를 보존·촬영·수집해 원인을 규명하는 합동감식 과학수사를 하고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참사 유가족들이 광주시와 시공사를 상대로 안전제도 전면 개편과 피해자 대책 강화를 강하게 요구했다.20일 광주대표도서관 유가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광주 서구 일가정양립지원본부에서 광주시·시공사·유가족 3자 회동이 진행됐다. 회동에는 김영문 광주문화경제부시장과 종합건설본부장, 문화체육실장, 사고방지 TF 담당자 등 시청 관계자 25명과 유정만 유가족 임시대표를 비롯한 유가족 4명, 유가족 법률대리인 2명, 구일건설 대표와 노무사·변호사, 감리사, 하도급업체 관계자 등 15명이 참석했다.유가족 측은 붕괴사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제도 개편 요구안을 공식 제시했다. 유가족들이 제시한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후속 안전제도 개선안의 핵심은 사고 이후 점검과 권고에 그치는 행정 대응을 넘어 구조 안전 책임을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데 있다. 유가족들은 현재 운영 중인 사고방지 태스크포스(TF)가 현장 점검과 시정명령 중심의 임시 조직에 머물러 실효성이 낮다고 보고, 구조기술사의 역할을 자문 수준이 아닌 현장 감독과 책임 주체로 확대하는 법·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피해자 대책을 둘러싼 질타도 이어졌다. 유 임시대표는 "광주시가 고령의 유가족이 혼자 계시는 걸 알고 있다면 왜 먼저 다가가서 도움을 주지 않았느냐"며 "이 정도 연령대 분들은 민원창구에서 주민등록등본 하나 떼는 것도 힘들다. 복지 안내문과 담당부서 연락처를 줬다고 해서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안내된 복지 관련 조치들은 전부 재난안전 특별법에 이미 나와 있는 내용"이라며 "자체적으로 더 나서서 피해자들을 도왔어야 한다"며 "시가 먼저 나서서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는 자체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한편 지난 2025년 12월 11일, 광주 서구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서 진행 중이던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공사 현장에서 구조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4명이 잔해에 매몰돼 숨졌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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