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단 괴롭힘과 성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공분을 샀던 10대 가해 학생들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진환)는 16일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 상해·폭행) 및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5명의 10대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이들은 1심에서 각 징역 장기 4~6년·단기 2년6개월~4년을 선고받았다. 원심과 마찬가지로 각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이들 중 1명은 별개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뒤늦게 확인돼 형을 다시 정해야 해 직권 파기하되, 원심과 똑같은 형을 다시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하순 하교 중이던 피해 학생을 인근 공원 화장실과 상가 비상계단으로 납치해 약 2시간 동안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의 다리를 묶고 얼굴에 낙서를 하거나 침을 뱉었으며, 목을 조르고 담뱃불로 화상을 입히는 등 집단 폭행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A양은 피해 학생을 성추행하고 가학적 행위를 강요하며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이어 A양의 제안으로 B군이 성폭행을 저질렀으며, 다른 가해 학생들은 피임 도구를 건네거나 망을 보며 범행을 방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폭행 이후에는 손세정제를 푼 물을 억지로 마시게 하는 등 추가 가혹행위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피해학생은 뇌진탕과 다발성 타박상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으며, 극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학업까지 중단한 상태다. 가해자들은 “피해학생이 우리를 험담했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측은 “피해자가 1차례 통원 치료만 받아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성범죄를 방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주범 격인 A양에게 징역 장기 5년·단기 3년6개월을, 성폭행도 저지른 B군에게 징역 장기 6년·단기 4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나머지 3명에게도 각각 징역 장기 4~4년6개월·단기 2년6개월~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집단 폭행·추행하고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방조한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피해자가 신체적·정신적 고통으로 극심한 공포를 느꼈을 것이며 형사공탁금 수령을 거절하고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해자가 험담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집단으로 모여 피해자를 끌고 가 폭행하고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방조한 행위는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 “피해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들에 대해 여전히 용서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그리고 범행 당시 판단 능력이 미성숙한 소년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의 형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검찰이 요구한 취업 제한 명령 역시 원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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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데"···외면받는 광주백범기념관, ‘하루 17명 꼴’
13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학동 광주백범기념관을 방문한 원아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제81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10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 동구 학동 광주백범기념관에는 유치원 원아 27명이 줄지어 전시관에 들어섰다. 아이들은 전시 해설을 들으며 백범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 업적과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조성된 백화마을의 역사를 살펴봤다. 다소 낯선 역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광복의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는 모습이었다.하지만 아이들의 방문으로 잠시 활기를 띠었던 기념관은 단체관람이 끝난 뒤 다시 한산해졌다. 전국에 단 두 곳뿐인 김구 선생 전문기념관 중 하나이자 김구 선생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각별한 인연을 간직한 공간이지만, 상징성에 비해 시민들의 발길은 여전히 뜸하다.광복절뿐만 아니라 3·1절과 현충일 등 역사적 기념일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음에도 광주백범기념관의 연간 관람객은 2015년 개관 이후 한 번도 1만명을 넘지 못했다.이날 광주백범기념관 등에 따르면 기념관 관람객은 2023년 5천125명에서 2024년 7천206명, 지난해 8천530명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3천405명, 66.4% 늘었지만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관람객은 23명에 그친다.올해 들어서는 7월 말까지 3천599명이 방문했다. 월평균 514명, 하루 평균 17명 수준이다. 광복절이 있는 8월과 유치원·학교의 단체 해설이 집중되는 9월에 방문객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연간 관람객 1만명 돌파 여부는 불투명하다.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자리한 백범김구기념관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 기념관의 최근 연간 관람객은 약 15만명으로, 지난해 광주 기념관 관람객의 17.6배에 달한다. 광주 기념관 관람객은 서울의 5.7%에 불과한 셈이다.두 기념관은 김구 선생을 기리는 전문기념관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설립 배경과 운영 방식은 다르다. 서울 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묘소와 독립운동가 묘역이 있는 효창공원에 자리하며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김구 선생의 후손들도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2015년 10월 문을 연 광주백범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조성된 학동 백화마을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백범문화재단과 당시 국가보훈처, 광주시가 총 12억4천200만원을 투입했으며, 지상 3층·연면적 488㎡ 규모로 전시실과 교육실 등을 갖췄다. 건립 이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기부채납돼 시 소유 시설이 됐으며 현재 백범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기념관은 상설 전시해설과 함께 유아와 초·중·고등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과 보드게임, 역사기행 등을 운영하고 있다. 3·1절과 현충일, 광복절 등 주요 기념일 행사와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포함해 매년 10개 이상의 사업을 진행한다. 단체뿐 아니라 가족 단위 개별 관람객도 매달 달라지는 체험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기념관 측은 시설을 직접 방문한 관람객 수만으로 전체 사업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온라인 프로그램과 외부 체험 부스, 협력기관 행사 등에 참여한 인원은 모두 2만3천516명에 달했다. 기념관 밖에서 김구 선생의 삶과 정신을 알리는 활동까지 포함하면 실제 사업 참여 규모는 연간 방문객 수보다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다만 외부 행사 참여 실적이 기념관의 인지도와 방문객 증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점은 과제로 꼽힌다.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정기 단체관람을 확대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광주학생독립운동 관련 시설 등을 연결하는 역사 탐방 코스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광복절 등 특정 기념일에 집중된 일회성 방문을 넘어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홍보와 콘텐츠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광주백범기념관 관계자는 “개관 이후 연간 관람객이 1만명을 넘은 적은 없지만 최근 들어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해에는 기념관 방문객뿐만 아니라 온라인 프로그램과 외부 행사 참여자까지 포함해 2만3천여명이 사업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이어 “광주백범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백화마을과 지역의 인연을 기억하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가족 단위 방문객도 전시 해설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시민이 찾아 김구 선생의 삶과 지역에 남겨진 뜻을 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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