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산업혁명과 문화혁명의 의미-(37)

@김경수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4.04.28. 13:33
김경수의 미디어리터러시

■김경수의 미디어리터러시-(37)

인류 역사 상 가장 위대한 기술 발전은 산업혁명이다.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후반에 영국의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하면서 촉발되었다. 이 혁명은 인력거와 말을 대체하는 증기기관차와 증기선 등 최초로 기계화된 운송수단이 핵심이다.

2차 산업혁명은 19세기 후반에 미국의 토머스 에디슨이 전기 백열등의 발명으로 확산되었다. 당시 새로운 불빛과 에너지는 전통적인 수공업과 제조업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전기 장비들로 대체하면서 기계적인 산업 구조로 재편하였다.

3차 산업혁명은 20세기 후반 미국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정보 처리와 전달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이 시기에 수많은 아날로그 제품과 회사들이 문을 닫았고, IT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디지털 시대를 본격화하였다.

2000년대의 산업혁명은 3차와 4차 산업혁명을 연결하는 모바일 혁명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것은 스마트폰(하드웨어)과 앱스토어(장터)를 통해 배포되는 앱(소프트웨어)의 확산이 핵심이다. 이 앱들이 문화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화혁명으로 대표되는 앱은 '국민앱'으로 불리는 '카카오톡'이다. 2010년에 출시된 카카오톡은 텍스트 소통에서 벗어나 캐릭터 이미지의 소통 문화를 조성하고, 단톡방, 홍보톡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확장되었다. 예컨대 코로나19의 비상 상황에서 정부가 카카오톡을 대국민 홍보 창구로 활용하였다.

2010년말에 시작한 e-커머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독특한 선물 문화를 만들었다. 매장에 직접 방문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통해 쇼핑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다채롭기 때문이다. 특히 MZ세대가 선호하는 버티컬 커머스는 개인별 적중성과 편의성에서 각광받고 있다.

2017년, 카카오뱅크는 은행 문화를 혁신하였다. 사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은행 점포는 감소했다. 또한 신용카드 사용 증가와 화폐 사용의 감소로 이어졌다. 특히 거스름돈을 주고 받던 주머니 속 동전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그밖에 쿠팡의 택배배송 문화, 배달의민족의 음식배달 문화, 마켓컬리의 신선식품배송 문화, 그리고 우버의 택시 문화, 에어비앤비의 여행 문화, 구글맵의 길찾기 문화 등 수많은 모바일 문화혁명이 지금도 진행형이다.

모바일 산업이 문화혁명이 된 이유는 이 서비스들이 소비자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다양하고, 빠르고,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 뒤에는 대기업의 플랫폼 독점과 개인정보의 유출, 고용 안정성의 저하, 전통시장의 축소, 디지털 약자의 소외 등의 어두운 그림자가 동반한다.

산업혁명은 문화혁명으로 이어진다. 4차 산업혁명도 모바일을 고리로 AI 혁명을 이어갈 전망이다. AI를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1인 1폰 등 개인화 확장을 통해 더 많은 구매와 구독, 데이터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문화혁명의 의미란 무엇인가? 미래의 산업혁명은 기술력을 가진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지만, 문화혁명은 창의력을 가진 개인이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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