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부패한 정권이 만드는 참사와 선동정치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입력 2025.01.05. 15:33
■신경구의 포용도시

지난 12월 29일 아침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희생되었다. 대형 참사의 근본 원인으로는 대부분 부패하거나 무능한 정부와 관계가 있다. 이 참사의 근본 원인에는 안전 규제 완화와 정부-기업 간 유착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2023년 8월 정부는 "킬러규제 없애라"는 등 노골적인 친기업 정책을 펼쳐왔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안전과 규제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즉 해당 기종인 보잉 737-800의 최소 정비 시간이 불과 28분으로 설정되어 있어, 사고 비행기가 이틀 동안 쉬지 않고 운행할 수 있었다. 정비 불량으로 항공기의 착륙바퀴가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조종사를 비롯한 승무원의 과로에 따라, 위급한 상황에서 순발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또 정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이 권고하는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의 길이 규정을 왜곡하여, 항공기구가 제안한 착륙제동장치도 설치하지 않은채 본래 기준인 240미터를 따르지 않아도 되도록 하였다.

이 사고는 규제 완화와 정부의 관리 부실이라는 점에서 2014년 4월 16일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와 닮았다. 당시 정부는 이익에 눈이 어두운 선박 소유주의 욕심을 규제하지 않은채, 무리한 선체 증축과 과적을 허용했고, 또 인건비가 적게 드는 임시직 선장을 고용하도록 방임하였다.

군중 밀집에 대한 대책이 없어서 인파에 떠밀린 159명이 숨진 2022년 10월 29일의 이태원 참사 역시 무능한 정부가 빚어진 사회적 참사이다. 당시 용산경찰서는 고위층 경호와 마약 사범 단속에 과도한 인력을 투입하면서, 참사를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책임자들, 특히 고위직에 대한 처벌이 미흡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엄청난 희생자를 낸 세월호의 소유주는 7년형을 받았고 해경 하급 간부 3년형을 받았지만, 대부분의 고위직 공무원들은 집행유예와 무죄로 풀려나면서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에서도 거의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았고 또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고위 공직자는 아무도 없었다. 제주항공 참사 역시 책임지는 공직자들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참사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더욱 걱정되는 것은 무능한 정부와 정당이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갖가지 술책을 동원한다는 점이다.

현 정부는 그 동안 북한·중국·러시아 적대 정책을 확대해 왔고, 지난 12월3일 비상계엄 포고문에서는 국민의 일부를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로 몰아세웠다. 즉 국내외에 '적'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자기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고 지지도를 높이려고 했다.

과거에 이승만은 반대세력을 공산당으로 몰아 처단했고, 박정희는 지역감정을 이용해서 정치적인 기반을 공고하게 했다.

히틀러는 당시 독일의 경제적인 문제의 원인으로 유대인을 지목하면서, 유대인 차별 법안을 제정하고 재산을 몰수하면서, 독일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데에 성공했다.

영국의 우파는 "동유럽에서 온 이주민들 때문에 영국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선동해서 유럽연합 탈퇴에 성공한다. 그 결과, 경제적 고통을 감당하는 것은 일반 영국인들의 몫이다.

최근 유럽의 극우 정당들은 이민자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이용해 선거에서 지지를 확대하고 있다. 극우 정당들은 이민자들이 자국의 문화와 전통을 위협하고, 일자리를 빼앗고, 또 범죄율을 높인다는 주장을 펼친다. 아울러 이민자들이 복지 시스템을 악용한다는 인식을 조장하면서, 무슬림 이민자들 때문에 유럽의 기독교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들 우익정당과 정부는 유럽 테러 사태를 이민자들과 연관 짓는 담론을 확산시키기도 한다.

12.3 친위쿠데타에서 이민자를 적대시 하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의 이민자 인구가 아직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극우 정당이 이민자를 적대시하는 운동을 펼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부터, 부패를 멀리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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