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BRT·보행 '조화'···대중교통 혁신 '담대한 실험'

입력 2024.10.21. 11:07 이삼섭 기자
■더 살기·즐기기·기업하기 좋은 광주로…민선 8기, 광주에 색을 입히다
(10·끝)광천권역 교통대책
도시철도 '상무광천선' 2032년 개통
총 4개 노선 '도심급행버스' 확대 운영
공공기여금으로 市 부담 최소화 방침
강 시장 "'대·자·보' 프로젝트 대전환"
무등일보DB

"전·일방 부지 개발, 광주신세계 확장, 광천주택재개발 등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엄청난 교통수요 발생이 예상되는 광천권역은 광주시 교통정책의 큰 도전과제이자 기회입니다. 이에 대응하고자 광주시는 자동차 중심 교통정책에서 대중교통·자전거·보행자 중심으로 광주 교통정책의 대전환을 시작합니다."

지난달 11일 강기정 광주시장이 광천권역 특별교통대책을 발표하면서 서두에 밝힌 말이다. 대중교통과 자전거(PM 포함), 보행 중심의 도시로 대전환하는 광주시의 '대·자·보' 프로젝트가 광천권역에서 이뤄진다.

◆대표적 교통 혼잡 지역…"위기이자 기회"

대규모 개발이 예상되는 광천권역은 현재도 광주에서 가장 혼잡한 권역이다.

광주에서 가장 넓은 왕복 16차선임에도 불구하고 출퇴근 시간대를 중심으로 상습 정체를 겪고 있다. 광주 각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 요지인 데다 광주 관문 버스터미널,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주상복합, 병원 등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천사거리는 간선 도로인 무진대로(동서)와 죽봉대로(남북)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2022년도 기준 하루 평균 차량 통행량이 12만5천여대에 이른다.

그런데도 도시철도 1호선에 이어 2호선도 광천권역을 피해가면서 주민들의 원성이 높던 지역이기도 하다. 신세계백화점이 번번이 신축·이전에 실패했던 것도 혼잡한 교통에 대한 우려가 한몫했다.

거기에 추후 광천터미널 복합화, 전·일방부지 개발, 더현대 광주 입점, 광천동 5천세대 재개발 등 굵직한 규모의 개발이 계획되면서 교통혼잡에 대한 우려가 더 놓아진 상황이다. 그렇다고 개발을 멈춰 차량 유입을 막거나, 무한정으로 도로를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강 시장이 광천권역을 두고 '위기'이자 '기회'라고 표현한 이유다.

한정된 공간에 차량을 통한 승객 운송은 한계가 명확하다. 그러나 대중교통은 수많은 승객을 효율적으로 운송할 수 있다. 또 자전거와 PM(Personal Mobility) 등은 공간 점유가 적어 압축 도시에 이상적이다.

광주시는 광천권역을 시 핵심 목표 중 하나인 대중교통, 자전거, 입체적 보행 네트워크로 대표되는 '대·자·보' 도시 구상의 실험실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광주시는 대자보 정책 관점에서 이곳의 교통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 의견과 전문가 조언, 정부 협의 등을 거치며 오래도록 고민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교통대책을 발표했다.

◆도시철도·BRT·상생버스 '교통수단 총동원'

광주시는 광천권역에 도시철도와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도심 순환버스 등 가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을 모두 도입하기로 했다.

2032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도시철도 '상무광천선'은 상무역~광천권역 일원~광주역(후문)을 잇는 총연장 7.78㎞다. BRT는 이보다 빠른 2027년 건립을 마친다. 구 대동고~백운광장~농성역~광천사거리~광주공고를 잇는 총연장 8.67㎞다.

상무광천선은 상무역에서 터미널, 기아챔피언스필드, 더현대 광주(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지)를 거쳐 광주역까지 연결한다. 완공되면 광주 교통의 중심지이면서도 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 모두 지나지 않아 '대중교통 사각지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특히 기점인 상무역은 도시철도1호선과 2호선이 모두 지나면서 광주 관문인 광주송정역(KTX)에서 한 번의 환승으로 광주 전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 광주~나주 광역철도와도 환승할 수 있어 나주와 나주혁신도시 등으로의 접근성도 높아진다.

그러면서 광천권역의 차량 혼잡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철도는 승용차와 비교해 최소 수백 배의 운송능력을 갖추고 있다.

상무광천선은 도시철도 2호선 공사 방식과 다르게 지하터널(NATM) 공법으로 공사를 추진해 시민 불편과 소상공인 피해를 최소화한다. 지하터널 공법은 지하에서 폭약을 터뜨려 굴착하는 방법이다. 대부분 공사 구간에서 지하 작업을 하기 때문에 상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 광주시는 도시철도 수준의 신속성과 정시성, 대량 수송 능력을 갖춘 BRT(간선급행버스)를 운영한다. 광천권역을 중심으로 동서를 연결되는 도시철도 '상무광천선'이 동-서를 연결한다면, 급행버스는 남-북을 연결한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9월 11일 시청 시민홀에서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도시 개발로 우려되는 광천권역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광천권역 대·자·보 특별교통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도시철도 완공 전까진 도심급행버스 운영

다만, 광주시는 도시철도가 2032년에 개통할 수 있는 만큼 그전에는 도심급행버스를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총 4개 노선의 도심급행버스가 광천권역을 경유하며 광주시 7대 주요생활권은 물론 광주송정역과 광주 내 대학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주요기관을 동-서, 남-북 방향으로 연결한다.

광주시가 계획한 도심급행버스 노선을 살펴보면 ▲문흥~각화동~광주역~광천동~상무역~공항역~송정역(17km) ▲일곡~용봉동~전남대~광천동~백운광장~광주대~효천(18km) ▲첨단3~첨단2~유촌동~광천동~풍암지구~금호지구(15km) ▲첨단~수완~운남~광천동~ACC역~조선대~학동(20km)이다.

급행버스는 정시성과 신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정류장을 경유하지 않고 주요 정류장만을 정차해 시민들이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버스전용차로 운행구간도 3개 축 17.8㎞를 추가 지정한다.

◆보행자 중심 '15분 도시' 연결성 주목

광주시는 광천권역에 보행 편리와 경험을 높일 수 있도록 '보행 네트워크' 구조를 추진할 계획이다. 버스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 더현대 광주, 옛 전일방 개발지, 광천재개발 지역, 기아차 광주공장 등 많은 인원이 모이는 곳을 연결하는 계획이다.

우선 기아차 사거리에서 방직공장터까지 1.2㎞ 구간은 보행자 중심의 품격 높은 공간으로 조성한다. 광천사거리에서 광천1교 육거리까지 400m 구간에 대해 차로 축소 후 보도를 확장해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공간으로 조성한다. 기아차 사거리에서 광천사거리 구간을 신세계 개발계획과 연계해 보행환경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확장된 보행공간과 연계해 광주천 상부에는 반원형태의 '입체형 보행전용교'가 건설된다. 입체형 보행전용교는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거쳐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입체형 보행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신세계백화점에서 옛 전방·일방공장 개발지까지 18분 이상 소요되는 보행 접근 소요시간이 10분 내로 단축된다.

市 비용 '최소' 투입…시민단체 "환영"

광주시는 '광천권역 특별교통대책'에 따른 1조원의 재원에 시비를 최소한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광주권역 교통 혼잡을 유발한 대규모 개발 사업자에 도시철도와 BRT, 교량 건설 등의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옛 전방·일방 부지 개발 사업자를 비롯해 더현대 광주, 신세계백화점 확장, 광천동재개발사업 등이 교통 유발 원인자로 공공기여를 통해 교통 개선에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5일 '민생토론회'를 통해 공약이기도 한 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른 인프라 지원(도시철도 등)에 국비 투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밝힌 만큼 광주시는 재원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철도 상무광천선 총사업비는 6천92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국비 부담이 60%(4천155억원), 광주시 부담이 40%(2천770억원)다.

BRT는 총사업비가 526억원으로, 이 중 320억원가량을 시에서 부담한다.

광주시는 도시철도 2천770억원과 BRT 320억원에 해당하는 시 부담액을 추가 재정 투입 없이 대규모 개발사업 공공기여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광천동 주변 교통 분산을 위한 도로 신설·확장, 교량 건설 또한 원인자 부담 원칙을 통해서 광주시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광천권역 도로 확장·신설계획은 10여개에 이르며, 대부분 대규모 개발지가 유발한다.

또 입체적인 보행 네트워크를 위한 '에코브릿지'와 '그린로드' 조성 사업비 180억원도 방직공장터 개발 공공기여금을 활용한다.

강기정 시장은 "상무광천선과 BRT에 대해서는 공공기여금이나 원인자 부담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대규모 교통 유발을 발생하는 사업자들과 추가적으로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 시민단체도 광주시가 광천권역 교통혼잡 대책으로 상무광천선을 건립하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광주지역 소비자권익단체인 광주시민회의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 확충을 넘어 광주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설노선은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을 연결함으로써 시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크게 높여 광주 전역의 교통 흐름을 개선하고, 나아가 지역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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