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문학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해야"

입력 2025.02.10. 17:08 김만선 기자
[최한선 한국가사문학학술진흥회장]
예향 남도문학 원류를 찾아서④-담양 인터뷰

최한선 한국가사문학학술진흥회장

"담양만의 보물인 '가사문화권'에 주목하고 이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최한선 한국가사문학학술진흥회장은 "지역에서 개최되는 중요한 문화 행사들이 예산 등의 문제로 축소되거나 좌절되는 사례를 볼 때 안타깝다"면서 "특히 가사문학은 일본이나 중국에는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인 만큼 꾸준히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과 관련해 '선정 이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노벨위원회는 한강 작가의 작품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한 시적 산문'이라고 했는데, 그 '시적 산문'이 곧 가사체와 같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춘향전, 흥부전 등 우리나라 고전 소설이나 설화가 모두 일정한 리듬을 갖고 있는 운문체였으나 언제부터인가 산문체로 변해갔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가장 토속적인 언어를 구사했던 백석 같은 작가도 동화를 보면 운문체였다"면서 "한강 역시 K-문학의 전통인 리듬을 소설에 접목시켜 인정을 받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담양이 가사문학의 산실이 된 배경에는 지리적인 요인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담양은 무등산 권역에 포함돼 북풍이나 한설을 막아줄 수 있는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는 지역이다. 이는 따뜻한 기후를 형성하면서 드넓은 평야를 갖추는 요인이 됐고 풍부한 물산으로 이어졌다. 또 넉넉한 물품은 후한 인심과 생활의 여유로 직결됐으며 자연스럽게 삶을 누리려는 자세와 인문학적 소양에 눈을 돌리는 바탕이 됐다.

이는 15~16세기에 무등산권을 중심으로 한시 문화가 이제 꽃을 피우는 계기였다. 담양에만 소쇄원을 비롯해 면앙정과 식영정, 환벽당 등 60여 개의 정자가 세워졌고 각 정자들은 지식인들이 교유하며 학문과 인격을 연마하는 장소가 됐다.

최 회장은 가사문학이 최근 들어 다시 조명되면서 활기를 띠고 있는 점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담양군이 가사문학제, 송순문학상 등을 개최하고 있고 광주문인협회는 우리 고유의 문학인 가사문학을 세계화시키기 위해 지난 2023년 1월 전국 문협 최초로 가사문학 분과를 신설했다. 광주문협 회원 30여 명은 '광주문학' 가을 특집(통권 108호)에 가사 시, 가사 동화, 가사 수필, 가사 소설 등 다양한 갈래의 가사문학을 싣기도 했다.

최 회장은 가사문학이 K-문학의 한 축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만의 자산인 가사는 1만여 편이 넘는 많은 작품에 이르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낸 그는 "새마을 운동 기록이나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록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만큼 가사도 하루빨리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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