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브로커'에게 수간 무마 청탁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 간부가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용신 부장판사는 9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모(59) 전 경무관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장 전 경무관은 지난 2021년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던 가상화폐 투자 사기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사건 브로커 성모(62·구속기소)씨에게 2차례에 걸쳐 4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브로커 성씨의 로비 자금 창구 역할을 한 가상화폐 투자 사기범 탁모(45·구속기소)씨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검사는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지낸 장 전 경무관이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 수사팀장에게 '수사 정보를 알려달라'고 부탁해 탁씨의 투자 사기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봤다.
장 전 경무관의 법률대리인은 검사의 공소사실에 대해 "장 전 경무관이 임원으로 재직한 A업체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업체 계좌로 4천만원을 차입한 것"이라면서 "친목모임을 하며 오래 알고 지낸 성씨에게 합법적으로 돈을 빌렸다"라는 취지로 부인했다.
또 "수사 정보를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 오랜 경찰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경험에서 조언한 정도다"라고 주장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1일 오후 2시 열린다.
한편, 브로커 성씨는 2020년 8월20일부터 2021년 8월25일 사이 탁씨 등 사건 관계인들에게 13차례에 걸쳐 수사 무마 또는 편의 제공 명목으로 승용차와 17억4천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성씨는 골프와 식사 접대를 하면서 검·경·지자체 공직자들과 친분을 쌓은 뒤 각종 청탁을 해왔다. 검찰은 브로커 성씨의 검·경 인사·수사 영향력 행사에 연루된 전·현직 검찰 수사관·경찰관 10여명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성씨가 연루된 지자체 관급공사 수주 비위,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 온라인 불법도박 사이트 자금 세탁 도운 조폭 일당 무더기 기소 온라인 불법도박 사이트에서 자금 세탁을 맡은 조폭 일당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광주지방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부(조정호 부장검사)는 13일 온라인 불법도박사이트 자금 세탁 조직원 A(28)씨 등 16명(구속 1명·불구속 15명)을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죄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고 밝혔다.A씨 등은 지난해 대포통장에 입금된 107억원 상당의 불법 자금을 분산 이체해 출금하는 등의 수법으로 자금세탁을 한 혐의로 앞서 구속기소 된 35명 중 일부로 해당 사건 1심에서 각각 징역 8월~2년 6개월(2명 집행유예)을 선고받았다.도박과 자금세탁 범죄의 사회적 폐해가 크다고 보고 추가 수사에 나선 검찰은 A씨 등에게 범죄단체에 조직하거나 가입한 혐의를 적용해 별도 기소했다.조사결과 가담자 중 대부분은 이른바 4세대 조폭으로 불리는 'MZ 조폭'으로, 이들은 유흥업, 도박, 부동산업, 금융업 등에 진출한 1~3세대 조폭과 달리 보이스피싱, 온라인도박, 불법사금융, 전세 사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경제범죄를 저질렀다.광주지검 관계자는 "조직적인 온라인 불법도박의 재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범죄단체 조직 혐의로 처벌할 필요가 있어 추가 수사를 진행했다"며 "4세대형 조직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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