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건지기 어려운 농민들
농수축 포시 시 식량 감소 초래
지역별 적응 작목 재배치·개발
어장 서식지 적합도 연구 병행
생산량 예측·수입 정책 동시에
국회, 기후변화 직불제 등 검토

"매년 기후재난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도 세지고 있어요. 날씨에 취약한 농민과 어민들은 생산비조차 건지기 힘든 상황이죠. 결국 농·어업 포기로 이어질 경우 생산량 감소를 초래해 식량 안보를 위협하게 됩니다."
'식량안보 기본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법적 근거를 토대로 매년 짙어지고 있는 이상기후의 그림자를 농·수·축산업에서 일정 부분 걷어내자는 취지에서다. 그는 "생명 산업인 농·어업은 기후가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식량안보와 기후위기를 대처할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최고위원의 지적처럼 농·어업은 기후재난에 특히 취약하다. 여름철 수요가 급증하는 수박이 대표적이다. 극한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가격이 3만원 넘게 치솟았다. 평년 가격보다 70% 이상 오른 수준이다. 최근 출하 시기를 맞아 저온 현상에 따른 일조량 부족으로 충북과 경북지역의 출하가 지연되면서다. 여기에 최근 극한 호우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공급량을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기후 민감 품목에 해당하는 배추와 무 가격도 마찬가지다. 5일 광주 지역 배추(상품) 1포기 소매가격은 6천450원으로 한 달 전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무(상품)는 1개당 한 때 3천160원까지 가격이 올라 1천원가량 더 비쌌다. 폭염으로 생육에 차질을 빚은 데다, 낮 시간대 작업이 어려워지자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바다도 심상찮다. 고수온 탓에 양식장마다 방류와 함께 집단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우럭과 광어의 피해가 크다. 두 어종들은 온도 변화에 민감해 가격이 각각 14%, 41.8%씩 상승했다. 지난해 대규모 폐사에 이어 올해도 이른 폭염이 찾아오면서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최근 10여년간 전남에선 모두 48차례의 수산물 재해가 발생했다. 그 피해액은 5천400억원을 넘겼다.
최근 광주·전남지역을 덮친 '괴물 폭우'는 농·어업인들에게 다시 한 번 타격을 입혔다. 지난 4일부터 다음날까지 전남 서남권에선 시간당 최고 142㎜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함평에서 흰다리새우 200만 마리를 키우는 양식장이 피해를 입었다. 닭(3만2천마리)과 돼지(246마리)도 폐사했다. 또 벼와 논콩, 대파 등 주요 농작물 1천3.5㏊가 물에 잠겼으며, 농경지 5.9㏊가 유실되거나 토사에 매몰된 것으로 파악됐다.
무등일보는 날씨로 인해 농·수·축산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물가가 치솟는 일명 기후플레이션의 대응책을 찾고자 더불어민주당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최고위원을 인터뷰했다. 그는 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일명 '농업 4법'의 국회 통과를 주도했던 민주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이다. 기후 재난 등으로 가격 변동폭이 컸던 과일과 채소·수산물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일정 부분 보전 받을 수 있게 만든 법안들이다. 아래는 일문일답.
-이상기후로 농작물의 주산지가 북상하고 있다.
▲ 최근 기후 변화로 전남에서도 평균 기온이 상승하며 애플망고와 바나나·파인애플·커피 등의 아열대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많은 농가들이 지자체의 지원 아래 지역 특성에 맞는 아열대 작물 생산에 나서고 있다. 소득 향상과 기후 위기 대응 차원에서다.
생명 산업인 농·어업은 기후가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농촌진흥청 등 관련 기관에서 아열대화 대처 방안으로 2020년부터 기후변화 대응 R&D 추진을 통해 지역별 기후 적응 작목 배치와 육종 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상기온으로 인한 어장 변화에 따른 대책은 있나.
▲ 수온 상승에 따른 고수온 등 기후변화로 수산업도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연근해어업 어획량은 1980년대 151만t에서 2020년대 91만t으로 감소했고, 난류성 어종인 방어류와 삼치류는 어획량이 되레 증가했다. 명태는 어획량이 급감해 대표어종 구성에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해면양식은 2024년 9월 하순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1천43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해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 대응을 마련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어장 서식지 적합도 연구다. 해양수산부는 양식어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양식장 내 액화산소공급기, 산소발생기 등 고수온 대응장비 보급·연구지원을 통한 피해 저감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
- 일명 날씨 탓에 물가가 치솟는 기후 플레이션으로 외식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 외식 물가는 원자재와 환율·인건비·임차료 등 복합적인 원가 상승 요인을 분석해야 한다.
2020년 100을 기준으로 하는 통계청의 소비자 물가조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5년 6월 외식 물가와 농수산물 물가는 각각 124.79, 121.31로 높은 것처럼 보인다. 다만 품목별로 살펴보면 음식에 많이 사용되는 배추와 양파는 각각 80.59, 94.33이었다. 5년 전인 2020년 보다 더 낮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농산물은 물가상승 원인의 주범으로 꼽혔다. 저율관세할당 물량을 늘려 농산물 가격을 억제했다. 그 피해는 다시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갔다.
농산물 가격이 변동될 때마다 수입하는 수급 대책이 아닌 작물별 생산 시기를 고려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주요 품목별 비축 목표를 재점검해 비축량을 확대하고, 생산량 예측을 통해 적기에 수입량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최근 피해가 현실화 하고 있는 기후 위기에 대한 통합 운영·관리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부분과 환경부의 기후부분을 모아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을 포괄적으로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공약했다. 이재명 정부의 기후에너지부에 대한 청사진을 살펴봐야겠지만, 농산물·수산물에 대한 특성이 달라 통합 운영·관리에 대한 장·단점도 함께 살펴 봐야 한다.
또한 매년 기후 위기로 인한 폭염·폭우로 인적·물적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를 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주무 부처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이상기온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치솟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있나.
▲ 앞서 이야기 했던 농수산물 가격에 따른 기획재정부의 저율할당관세 물량을 증량하는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농수산물은 물가를 올리는 주범이 아니다.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 물량을 늘릴 경우, 그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농어민에게 돌아간다. 결국 농어업을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가격이 재차 상승할 경우, 수입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식량안보는 위협받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세심한 생산량 예측과 수입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
-국회차원에서 기후 위기에 대비, 검토 중인 추가 계획이 있는가.
▲ 앞서 언급했던 기후에너지부는 민주당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기후 위기 대응 정책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는 취지다.
기후 위기 시대에 농수산물 가격 상승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신규 공익직불제 도입을 꼽을 수 있다. 민주당도 대선 공약으로 기후변화적응 지원 직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었다. 수산업 경우도 지급 대상자와 금액을 확대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임업인의 소득 향상과 산지의 공익적 기능 향상을 통한 기후위기 대처를 위해 선택형직불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임업직불제법'개정안을 발의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장기적, 실효성 있는 대책은 있나.
▲ 지난 23일 국회를 통과한 '농어업재해대책법'과 '농어업재해보험법'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기후 재난으로부터 농·어업인들의 피해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게 됐다.
1차 산업인 농업과 수산업은 가뭄·폭우 등 이상기후에 매우 취약하다. 매년 발생하는 자연재해 강도가 더욱 커지고 있는데, 농·어업인들은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해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결국 농수산물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식량안보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다.

이를 대처하기 위해 '식량안보 기본법'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이미 유사 취지의 법안으로 식량안보법을 제정했다. 정부와 국회는 헌법 제123조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라는 법 취지를 되새겨, 식량안보와 기후위기를 대처할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
정리=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
"기후재난 농·어업인 피해 지원" 법적 근거 마련
역대급 폭염과 극한호우 등 날씨로 인해 농·수·축산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물가가 치솟는 일명 기후플레이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무등일보 기획시리즈 '이상기후의 경고, 현실된 밥상 양극화'와 관련, 기후 재난으로 인한 농·어민들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최근 이상기후로 '금(金) 수박·복숭아·배추·시금치·우럭·광어' 등 품목 별로 가격 변동폭이 컸던 과일과 채소·수산물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일정 부분 보전 받을 수 있게 되면서다.더불어민주당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최고위원은 6일 무등일보와 서면 인터뷰를 갖고 "농업과 수산업은 극한 폭염과 가뭄·호우 등으로부터 매우 취약하다"면서 "매년 잦아지고 강해진 이상기후 탓에 농·수산업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며 기후 재난 대책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무등일보가 이번 시리즈를 통해 지적했던 기후 위기로 인한 농·수·축산물 수급과 식탁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 이 같은 1차 산업 기반을 두텁게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면서 지난달 23일 국회를 통과한 '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사례로 들었다.농·어업 재해 대책법 개정안은 농업 재해 범위에 이상 고온 등이 추가됐다. 또한 농·어업 재해 보험법 개정안은 자연재해로 인한 농·어업인의 손해는 보험료 할증에서 제외키로 했다. 그는 "재해로 인한 피해로부터 농·어민의 생산비가 보장되면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후 재해로 농·어민이 피해를 입었을 때 재난 이전까지 투입된 생산 비용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과거 평균 비용 등 일률적 기준에 따라 복구비가 책정돼 실손 보상과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특히 기후위기 등으로 변동폭이 컸던 농·수산물의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4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같은 날 처리된 양곡관리법과 '농업재해 2법' 등과 함께 '농업 4법'으로 꼽혔던 법안이다.서 최고위원은 "농안법 17개 안 중 유일하게 '수산물에 대한 가격안정제도'가 적용되도록 개정했다"면서 "농안법은 농수산물의 평균 가격이 기준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생산자에게 그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호남 출신 3선인 서삼석 의원을 지명, 당무위 의결을 거쳐 임명됐다.유지호기자 hwaone@mdilbo.com,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 · "전라남도에 농식품·해양수산 기후변화대응센터 설립"
- · "기후위기는 복합재난···전남에 기후에너지부 신설해야"
- · '기후플레이션' 현실화···위기 대응 컨트롤타워 설치를
- · 예고됐던 '극한 기후', '밥상 물가' 끌어올렸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