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견 공식 반영 등 가속 전략
"지역 격차·갈등 해소…실질적 전환 기대"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지방자치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직접 반영하기 위해 위원회 구성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도지사와 지방의회, 기초자치단체를 대표하는 협의체 수장을 당연직 위원에 포함하는 방안으로, 지역 격차와 갈등 해소의 실질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4일 열린 '2026 영호남 국가균형발전 공동선포식 및 신년교류회'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국민통합위원회 당연직 위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언급한 당연직 위원은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회장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의장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 등 4명이다. 해당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그동안 자문 수준에 머물렀던 지방자치 의견이 국민통합위원회의 공식 논의 구조 안으로 직접 편입된다.
이 위원장은 "수도권 중심의 일극 체제가 심화되면서 지역 소멸이라는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지역 격차와 지역 갈등 문제는 정치적 갈등을 제외하면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가장 핵심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연직 위원 확대가 국민통합을 위한 필수적인 제도 개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민통합위원회는 그동안 중앙 주도의 정책 설계에서 벗어나 현장의 의견을 더욱 직접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번 당연직 위원 확대를 계기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지방 특성화 대학 육성 ▲지방 투자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국가균형발전 전략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의 자생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민통합의 가치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구상은 지난해 9월 국민통합위원회가 이미 공식화한 바 있다. 그동안 위원회가 중앙정부 인사와 국민통합 분야 전문가 등 민간위원 중심으로 운영돼 왔던 만큼, 이번 구성 확대는 지방자치의 제도적 참여를 본격화하는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국민통합위원회는 정부위원 10명과 민간위원 29명 등 총 39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는 이번 조치를 통해 주민 생활과 밀접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 간 불균형 문제 역시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폭넓게 논의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을 비롯한 지역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는 이번 제도 변화가 지역 현안 해결의 실질적인 통로로 작동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임대정 북구의회 행정자치전문의원은 "풀뿌리 지방자치 현장에서 제기되는 생생한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고, 이를 대통령에게 건의·자문하는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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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만 ‘통합특별시’ 7월 1일 출범···산적한 과제 수두룩
2026년 3월 3일 오후 전남 나주시 한국에너지공과대학 대강당에서 광주시와 전남도가 주최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법 국회 통과 기념 시·도민 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광주·전남의 미래를 바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가 오는 7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등 대전환의 시기,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서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5극’의 중심축으로 거듭나겠다는 원대한 포부다. 포석은 깔았다. 지난 3일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과 통합특별시교육감, 통합시의원을 각각 선출하면서다.장밋빛 청사진 만은 아니다. 통합시 출범 과정에서 그간 수면 아래에 있던 현실적 과제들이 청구서처럼 날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통합에 필요한 570억원을 정부가 지원해주지 않아 빚을 내서 준비해야 했던 상황은 앞으로 마주할 난제들에 비하면 사소한 서막에 불과하다. 사실상 진짜 통합은 이제부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광주·전남은 ‘7월 통합특별시 출범’이라는 데드라인에 맞춰 선행 과제들을 대부분 내려놓고 달려왔다. 비유하자면 40년만에 다시 집을 합치면서 주소만 먼저 이전해 둔 셈이다. 가장 중요한 구성원들의 합의 절차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시·도민의 직접적인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라는 필수적 절차는 속도전이라는 명분에 배제됐다. 명칭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정치권이 이끌다시피 해 온 탑다운(Top-down) 방식의 통합 속에서 지역민의 의견은 뭉개졌다. 통합특별시의 컨트롤타워가 될 주청사 소재지, 조직 개편,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핵심 현안들은 출범 일정에 쫓겨 수면 아래로 봉인된 상태다.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그간 숨죽여 왔던 목소리가 한꺼번에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통합시장의 첫번째 과제는 기업 유치가 아닌, 원활한 ‘통합 갈등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 구성이라는 조언이 나오는 배경이다. 당장 농촌 지역의 소외 우려나 현 광주시가 5개 자치구로 쪼개지면서 대도시로서의 브랜드 약화나 광역도시권 관리 문제 등이 지적된다. 특별법 보완도 중요 과제다. 지난 2월 통과된 특별법은 실질적인 권한과 법적·제도적 정비가 빠지면서 ‘무늬만 통합’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중앙 정부가 자신들의 권한 이행 등에 소극적이었던 탓이다. 정부가 ‘연방제’에 버금가는 자치권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던 것과 달리, 파격적인 재정·자치 분권을 위한 특례 규정들은 대부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재정은 통합의 핵심 관건이다. 정부는 통합 후 4년간 연간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그러나 4년 뒤에 자력갱생하기 위한 재정 권한은 넘겨주지 않았다. 4년간 ‘돈 잔치’ 이후 빚더미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대성 전남연구원 상생협력단장이 “중앙권한의 과감한 지방 이양과 중앙과 지방 간 상호의존적 관계, 지방 재정 확충을 통한 자주재정권 확대 등이 동반되지 않는 한 이런저런 논의는 모두 수사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 이유다. 7월 통합특별시 출범을 전후로 특별법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특히 재정 자율성을 극대화할 강력한 특례 조항 확보가 관건이다.정부가 약속한 통합광역지자체에 대한 인센티브도 안심할 수는 없다. 정부는 통합광역지자체에 4년간 연간 5조원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이를 보장했던 김민석 국무총리의 사임도 우려를 키운다. 이에 더해 2차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도 ‘우선순위’를 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다. 정부가 약속한 재정 인센티브가 ‘특별교부세’ 형태가 아닌, 다른 국비사업들과 맞물려 실질 지원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타 지자체들은 ‘형평성’을 이유로 전남광주통합시에 대한 공공기관 우대 방침에 대해 견제하고 있다. 정부의 선의에만 기댈 수 없는 처지다.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패는 누구의 어깨에만 달려 있지 않다. 모든 주체가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 시·도민 역시 행정통합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방관자가 아닌 주체로 나서야 한다. 정책 과정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내실을 안에서부터 채워가야 한다.오는 7월 1일은 통합이라는 축배를 올리는 날이 아니다. 해묵은 난제를 풀기 위한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이다. 무등일보는 통합특별시 출범을 20여일 앞두고 기획 연재를 통해 통합특별시가 직면한 핵심 현안을 집중 점검한다. 미완의 출범을 ‘위대한 시작’으로 전환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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